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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중 하나는 거짓말 (1)

hrming 2024. 9. 8. 21:26

평소 좋아하던 김애란 작가님의 신작이 나온 걸 알고, 바로 책 구매를 했다.

오늘 안에 다 읽을 수 있지만, 뭔가 지금 느낀 여운을 좀 더 가져가고 싶어서 1/4이 남은 상태에서 잠깐 독서를 멈췄다.

 

`힘듦`은 상대적인 개념이고, 내가 겪은 바를 타인에게 온전히 설명할 수도 그리고 이를 온전히 이해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김애란 작가님의 글을 읽다 보면, 주변에서 있을 법한 사람들의 힘듦, 고통, 고난들을 마치 옆에서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대체로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들이지만, 책에서 펼쳐지는 상황 속에 빠져드는 `몰입`이, 그렇게 할 수 있게 만드는 `단어, 표현 그리고 글이 가지고 있는 강렬함`이 그리고 이를 통해 떠올린 `여러 생각을 내 방식대로 소화해 내는 그 과정`이 좋다.


 

가난이란 하늘에서 떨어지는 작은 눈송이 하나에도 머리통이 깨지는 것
작은사건이 큰 사건이 되는 것 복구가 잘 안되는 것

 

위 문장을 보고 잠깐 멈칫했다. 무슨 말인지 머리보다 몸이 먼저 알아챈 느낌이었다.

그리고 하필이면 왜 `머리통`이라는 단어를 썼을까, 저 단어 때문에 문장 자체가 좀 저속해 보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살짝 스쳤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나 자신이 조금 꼴사납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등바등 대지 않고, 스트레스받지 않고 내가 행복해하는 것들을 하나씩 찾아서 내 삶을 단조로운 반복과 작은 행복들로 채워나가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저 문장을 통해 잠깐 과거를 되짚고 오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조금 더 안정적으로 행복하려면.....헬멧을 써야겠다! (보호장치를 계속 만들어 나가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누구의 자식도 되지 마
그게 설사 너와 같은 지옥에 있던 상대라 해도. 가족과 꼭 잘 지내지 않아도 돼

 

본인의 부도덕한 비밀? 거짓? 을 털어놓으면서, 아빠뿐만 아니라 본인도 사실 그렇게 좋은 엄마가 아니었음을 고백했다.

서로를 번갈아 구해준 것뿐이라며, 자식이 본인 인생을 살기 바라며 마음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한 말에서 역설적이게도 엄마의 무겁고 깊은 마음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러한 본심을 끝끝내 얼굴을 마주하고는 전달하지 못하고 편지로 담아냈다는 점도 조금 와닿았다.

자신의 마음을 알고, 그 마음이 왜곡되지 않게 상대에게 잘 전달한다는 게 참 어려운 일 중 하나인 것 같다.

 

 

 

 

어떤 이야기에 다치고, 어떤 거짓말에 기대고, 또 어떤 말 때문에 웃으셨을까요?
그 시절을 제가 감히 다 짐작할 순 없지만,
지금도 또 앞으로도 여러분이 가능한 한 좋은 이야기 속에 머무셨으면 좋겠습니다.


책 중간에 작가님의 글귀가 적힌 엽서?가 있었는데, 마지막에 적힌 위 문장이 너무 좋았다.

나는 지금 어떠한 이야기 속에 머물고 있고, 이것을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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