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ming
[독서]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본문
고등학생 때, 김진명 작가의 소설을 많이 읽었었다. 주로 역사와 관련된 소설이었는데, 역사에 큰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책으로 빨려 들게 하는 힘이 있어서 자주 보게 됐던 것 같다. 그 뒤로도 신작이 나오면 틈틈이 읽어봤었는데 에세이는 처음이라 고민 없이 바로 구매했다.
여러 이야기가 있었는데, 글들을 읽어가면서 뭔가 김진명이라는 작가는 이런 사람이구나라는 게 느껴져서 좋았다.
요즘 부쩍 느끼는 건데, 나는 무언가에 대해 직접 생각하고 그걸 나만의 방식으로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D
이야기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들 두 명이 있는데 첫째가 어떤 거짓말을 했는데 둘째가 이를 감춰주지 않고 이야기해서 오히려 둘째를 때리며 혼냈다는 이야기였다. 그 순간에는 형제는 형제끼리 믿음이 있어야 하고, 첫째를 혼내지 않더라도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길 원해서 그런 행동을 했을지언정 둘째에게는 그저 날벼락이었을 뿐이었다. 당시에는 둘째가 어려서 이를 크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추후 성인이 되어서도 기억을 하는 것을 보고 '아차' 하는 마음이 든 것이다.
나도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다.
어렸을 적, 학교에서 시험을 잘 보거나 상장을 받으면 이를 자랑하려고 집까지 얼마나 재빠르게 뛰어갔는지 모른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나보다 성적이 좋지 않았던 언니를 신경 쓴 아버지는 언니가 기죽는다며 내가 받아온 상장이나 높은 시험 점수를 별 것 아니라는 듯 무시하고 조용히 하라고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에게 상처가 될 것이란 것을 모르고 한 사소한 행동이었겠구나 싶으면서도 이로 인해 상처받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를 겉으로 표출하지 않고 마음에 담아두기만 했던 것이 조금 후회스럽다.
TV를 잘 보지 않는 편이라 정확히 어떤 프로그램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타인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직업일수록 내가 어떤 행동을 함으로써 이것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야 한다는 내용을 들은 적이 있다.
비단, 타인에게 영향을 주는 직업뿐만 가족이든 회사생활이든 사람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살아간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의 정말 사소한 말과 행동이 남에게는 오랫동안 응어리지거나 기억에 남을 수 있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혹시 내가 부득이하게 타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면 이를 객관적으로 인정하고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그런 발전적인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서] 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2) | 2024.03.15 |
---|---|
[독서] 관계를 정리하는 중입니다 (1) | 2024.01.27 |
5월 러닝 - 51.05 (0) | 2023.06.03 |
[독서] 사랑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1) | 2023.05.28 |
[독서] 아몬드 (1) | 2023.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