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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독서] 사랑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hrming 2023. 5. 28. 18:37

작년에 이별을 하게 되면서, 연애 기간과 이별 과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내 속으로 온전히 소화해 내고 싶었다.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연애였고 어떤 시간이었다고 정의를 내리고 싶었다. 한동안은 출퇴근 길에서도, 운전하면서도 문득문득 안 좋은 감정이 불쑥 불쑥 튀어나와 불안정한 상태였지만, 왜인지 모르게 계속 기존 연애를 곱씹고 곱씹으면서 나 나름대로 정의를 내리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나중에 다시 누군가를 만나게 되더라도, 이전 연애로 인해 생긴 부정적인 감정의 조각을 남겨두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꽤 컸다.

 

그렇게, 보지도 않던 유튜브를 통해 이런저런 영상도 찾아보고, 그러다가 '사랑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평소에는 연애 프로그램이나, 남들 연애사에 크게 관심도 없었다.

연애는 오롯이 두 사람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기에 그 두 사람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나 의견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왔던 것 같다. 하지만 여러 매체를 통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사람 성향에 따라 연애가 흘러가는 방식이 다르기도 하고, 감정에만 휩싸인 연애가 얼마나 불안정할 수 있는지 그리고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뻔히 보이는 안 좋은 점도 못 본체하거나 합리화해버릴 수 있다 등등 나의 시야가 정말 좁았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속으로 여러 번 정의를 내려봤지만, 지금 내게 이전 연애를 정의하라면   

'지난 날의 나를 좀 더 특별하게 만들어줬던 시간 그리고 나를 한 사람으로서 좀 더 성숙하게 만들어준 시간 하지만 정작 나 자신을 놓치며 지나온 시간'라고 정의하고 싶다.

 

최근 몇 달 동안 하루에 무조건 한 두 시간씩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지내왔다. 사소하게는 노래 듣기부터, 걷기, 게임하기, 책 읽기 등등. 되돌아보니, 한동안 좋아하던 노래도 안 들었었고, 조용하게 마음 편히 걷지도 못했고, 좋아하는 책도 맘 편히 읽지 못한 기간이 길었다. 상대방에게 맞추다 보니 나도 모르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내려놓고 있었다.

요즘엔 노래를 들으며 드라이브하는 것도 즐겁고, 운동을 하며 달라지는 나를 보는 것도 즐겁고, 친구의 추천으로 네일 아트를 시작하면서 '아 나도 나 자신을 가꾸고 꾸미는 거에 관심이 없던 게 아니구나. 항상 내가 우선순위에서 밀려있었던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문제로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친구가 예전에 이런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있다. 부모가 줄 수 있는 사랑이 있고, 형제자매가 줄 수 있는 사랑이 있고, 여자친구/남자친구가 줄 수 있는 사랑이 있는데 이는 각각 다르다고. 네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 노력하라고.

'뭐지.. 내가 아는 애가 맞나..' 싶을 정도로 와닿는 말이었다.

 

친구가 한 말에 하나를 더 붙이자면, 행복은 가족, 친구, 이성친구가 줄 수도 있지만, 내 행복은 내가 주체가 되어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내가 행복해하는 것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나를 자주 들여다볼 예정 :D

 

(독서라고 써 놓고, 책 관련 내용이 너무 없는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의 연애사를 통해서 인간관계, 연애에 대해 생각지 못했던 부분까지 생각해 보게 되면서 생각의 폭이 정말 많이 넓어졌다. 사랑은 감정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 자기 자신을 계속 관리해나가고 본인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는 점. 사랑에 빠진 사람은 객관적일 수 없기 때문에 때로는 타인의 시선이 더 정확할 수 있다는 점 등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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